가지에 매달린 잎새 처럼 한장 달력이 안스러워 그 위에 새 달력 하나를 걸어 놓았다.
해마다 이맘때면 송구영신(送舊迎新)운운 해보지만 바뀔때마다 나이 한살 먹는것 말고는 별반 다를게 없다. 

 


 
새 달력을 보니 깔끔해서 좋다만 마냥 새것만이 좋지 않음은 어인 일인지?
내 뜻과 관계 없이 오고 간 세월들 그냥 떠밀려 오다보니 어느새 법(法)적 노인이 되어버린 불편한 진실은 또 어찌 받아 들여야 하나?
젊은 사람이든 노인이든 세월에 빠름은 마찬가진데 ~
질풍노도 시기에 삶은 역동적이라 시간의 빠름을 느끼지 못하고,
일상이 정해진 우리 눈에는 흐르는 세월만 보이니 생각의 차이가 크다.
딱히 이룬것 하나 없이 어쩌다가 새내기 어른은 되었지만 앞으로 어르신으로 살아가야 할 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좀더 내려 놓고,
남 눈살 찌뿌리게 하지 말고,
그렇게 무리없이 살수 있다면 좋으련만... 

 

 


 

 

 

그러나 내 삶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위, 아래로 낀 세대의 전형이다.
투병중인 부모님과 나와 아내의 건강, 아래로는 자식까지~  
해가 갈수록 책임질 일은 커보이는데 정작 우리는 자식으로 부터 보호 받을수 없는 불확실한 미래를 살고 있으니 큰일이다.

젊은 날에는 스스로 태어나 제 잘난 맛에 여기까지 온 줄 알았는데~
살아보니 이룬것 없이 혼자 걸어온 길은 결코 나만의 것이 아니었음은  녹녹치 않은 세월만 알고 있다.
더 열심히 살아도 모자랄판에 겨우 달력 한장을 바라보며 오늘 따라 이렇게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이유는 뭘까?
65년동안 수많이 넘겨왔던 월력 중 겨우 한장 인것을 ~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의 명대사 처럼 "내일은 또 다른 내일"(tomorrow is another day)이 되겠지! 
 
파과지년 [破瓜之年]이란 말이있다.
여자 나이 16세를 이르는 말.
남자 나이 64세를 가르키는 말이다.
瓜’ 자를 파자(破字)하면 ‘八’이 두 개로 ‘二八’은 여자나이 16이 되고,
두 개의 ‘八’을 곱하면 남자나이 64가 된다.
남자 나이 만64세가 지나면 갑자기 3~4년이 후다닥 늙어버린다.
옛 임금도 신하의 나이가 64세가 되면 지팡이를 하사하여 예우 하였다고 한다. 
 
세상이 바뀌어 인생 백세 시대를 예고한지 오래다.
다만 건강하게 살아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불편한 몸과 마음으로 노년을 맞으면 그야말로 삶의 질은 최하다.
누구든 그리는 원치 않기에 필사에 노력을 기우릴 것이다.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음이 인생사다. 
 
부디 잠결에 가게해 달라고 두손모아 빌고 빌던 할머니의 모습이 선하다.
움직일수 있을때 까지 열심히 살다 천수(Well-dying)를 다하는 삶의 몸부림이다.
자신은 물론 주변사람과 자식들에게도 누가 되지않으려는 배려다.
생노병사야 말로 하늘의 뜻에 따를수 밖에 없는 일이지만 맑은 정신에 건강한 몸을 가꾸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필요하지 않겠는가? 

 


 

내년 2018 무술(戊戌)년은 황금의 개띠 해다.
황구(黃狗)라! 

 

 

 

 


 



 

이왕이면 황금색에 빗대면 더 좋을것 같다.
"소지황금출개문만복래(掃地黃金出開門萬福來)
땅을 쓸면 황금이 나오고 문을 열면 만복이 들어온다" 고 하니
황구(黃狗)처럼 부지런하고 충직하게 몸도 생각도 열심히 굴리며 한해를 잘 살도록 하자! 
 

 

 


우린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
어쩌면 개팔자가 상팔자 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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